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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통령 선거 부정하고 동성애 혐오하는 강경파…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소극적
사상 최초로 하원의장을 해임한 미 하원의회가 22일만에 새로운 하원의장으로 마이크 존슨 의원을 선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존슨 의원은 동성애 처벌, 임신중지 금지, 선거 조작 동조 등 극단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결국 공화당 강경파의 승리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은 이날 미 하원이 본회의를 열어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4선의 존슨 의원은 투표에 참여한 하원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220명 의원의 지지를 받아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앞서 3일 미 하원이 1789년 하원 설립 이래 234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하원 의회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수당인 공화당 내 강경파가 자당의 의장을 해임하는 안을 발의하고 여기에 8명의 강경파 의원이 찬성하면서 의장 해임이 현실화됐다.
이후 공화당은 새로운 하원의장 후보를 내세웠으나 당내 강경파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 첫 번째 후보인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본회의 표결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강경파의 반대로 후보에서 사퇴했다.
두 번째 후보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세 차례 본회의 표결을 거쳤으나 반대표를 넘어서지 못해 후보에서 물러났고 세 번째 후보인 톰 에머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스컬리스 원내대표처럼 본회의 표결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선출된 지 4시간 만에 사퇴했다.
이렇듯 강경파의 입지가 커지면서 공화당 내 갈등도 높아지는 가운데 존슨 후보가 당선된 것을 두고 기존 후보들에 비해 온건한 태도와 하원의장 공백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압박,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 등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방송은 "존슨은 '중도'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며 "이 공화당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도록 내버려 두는 것보다 누군가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방송은 존슨에 대해 "알려진 스캔들은 전혀 없고 태도 면에서는 짐 조던 법사위원장보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온건파는 아니다"라며 그가 공화당을 더욱 우파적인 경향을 띄게 하는 새로운 강경파들과 유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송은 "그는 경제 규제를 풀고 세금을 인하하며 직면한 기후 위기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부인하고 싶어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통령 선거를 뒤집기 위한 노력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존슨 의원이 "미국 유권자들의 결정을 전복시키기 위해 노력한 핵심 인물들 중 한 명"이었다며 "하원의장이 되기는커녕 현직으로 있었다면 자격을 박탈당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존슨 의원의 과거 칼럼이나 주장도 문제가 됐다. 방송은 그가 루이지애나 주에서 발행되는 <슈리브포트 타임스>에 게재된 글에서 동성애는 합법화된 소아성애를 초래하고 심지어 "전체 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할 수 있는 "본질적으로 부자연스러우며 위험한 생활방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존슨 의원은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에 대해서도 찬성한 바 있다. 방송은 그가 2003년 7월 기고문에서 "각 주들은 동성 간 성관계를 금지할 수 있는 많은 합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공중 보건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성인들 간 동성애 행위를 법으로 금지한 텍사스 주의 법이 연방대법원에 의해 위헌으로 판결된 이른바 '로렌스 대 텍사스' 판결에 대해 반대하기도 했다.
방송은 "공화당 의원들이 현실적인 고려로 존슨에게 표를 던졌든, 이념적인 고려로 투표했든, 공화당은 이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존슨 의원의 하원의장 당선은 'MAGA'(MakeAmericaGreat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의 또 한 번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편 존슨 신임의장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결의안을 첫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안보 약속을 재확인하고 하마스의 공격 중지 및 인질 석방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백악관은 신임 하원의장이 선출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현안 대응을 위한 560억 달러 (한화 약 75조 원)의 예산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예산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관련한 안보 예산 1050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한 바 있어 의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존슨 신임의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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