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이 한시적으로 도입한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의 영구화를 추진하는 등 '친(親) 중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방콕포스트와 카오솟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전날 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면서 18일 리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 관광객 비자 면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태국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년 2월 말까지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중국인은 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중국인 1천100만여명이 태국을 방문했다.
세타 총리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 의사도 밝혔다.
그는 메콩강에 태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새 다리를 건설하고, 태국 남부에 태국만과 안다만해를 연결하는 육로를 내는 사업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세타 총리는 "리창 총리와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며 투자, 관광,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계속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을 '큰형'이라고 칭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세타 총리는 "중국과 태국은 형제나 다름없고, 중국이 큰형"이라며 양국이 서로 의지해야 하고, 태국은 '큰형' 중국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16~19일 중국을 방문해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한 세타 총리는 19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양국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고, 세타 총리는 시 주석의 태국 공식 방문을 요청했다고 차이 와차롱 태국 정부 대변인은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양국의 가족 같은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양국이 '윈윈'하는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해 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의 우방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밀착해왔다.
미국은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군사적 지원을 중단했다. 이후 태국은 중국산 무기를 수입하는 등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쁘라윳 총리가 물러나고 세타 총리가 취임하면서 태국 외교 노선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됐지만, 새 정부는 친중·친러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타 총리는 이번 방중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지난 17일 회담에서 세타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도 태국 공식 방문을 요청했고, 푸틴이 수락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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