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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3년 전 부산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초량지하차도에서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일부 책임자들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2-1부(김윤영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부산 동구청 A부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A부구청장은 1심에서 금고 1년 2월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전 부산시 재난대응과장 B씨도 1심의 벌금 1500만원 형량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전 동구청 건설과 기전계 직원 C, D씨(1심 벌금 1000만원)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구청장 휴가로 재난안전대책본부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A부구청장에 대해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동구청장이 사고 당일 오후 8시쯤 구청에 복귀해 동천 등 현장 점검을 나갔고 휴가 종료 시점은 사고 당일 오후 6시까지여서 A부구청장의 직무대행 지위는 8시쯤 종료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구청장이 복귀 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의 업무를 실제 수행해 A부구청장에게 직무대행자로서의 모든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외 무죄를 받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이 사고 간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 동구청 안전도시과장 E씨는 1심보다 줄어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전 동구청 건설과장 F씨도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을 받았다.
전 동구청 안전총괄계장도 1심의 징역 1년에 집유 2년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을 받았다.
다만 전 동구청 건설과 기전계 주무관 H씨에게는 1심보다 늘어난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됐다. H씨는 업무상과실치사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를 받고 있는데, 1심에서 무죄가 나온 허위공문서작성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앞서 1심에서는 11명이 유죄를 받았는데, 항소심 들어 2명이 항소 취하를 하는 등 9명만 재판을 받았다.
초량지하차도 참사는 2020년 7월23일 오후 9시28분께 부산 동구 초량제1지하차도에서 폭우에 갑자기 불어난 물로 3명이 숨진 사고다.
지하차도에 설치된 재해전광판 시스템이 고장 나 '출입 금지' 문구가 뜨지 않았다. 이로 인해 차량 6대가 지하차도에 진입한 상태였고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차량이 침수됐다.
결국 3명은 차에서 빠져나와 탈출을 시도하다 숨졌다.
당시 안전 총괄 책임을 맡는 동구청장은 휴가 중인 상태여서 A부구청장이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대신 하고 있었다.
하지만 A부구청장은 당일 오후 5시30분쯤 구 안전도시과로부터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대책 지시를 하지 않았고, 오후 6시40분쯤 퇴근했다.
A부구청장은 오후 8시23분 안전도시과장으로부터 호우경보 발효 소식을 보고받았음에도 곧바로 복귀하지 않았고, 참사가 벌어진 지 1시간이 지나서야 구청에 복귀했다. 당시 시간당 81.6mm의 거센 비가 쏟아지던 상황이었다.
휴가 중이었던 구청장은 지하차도 사고 발생 전 구청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 컨트롤 부재로 지하차도에는 현장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을 뿐더러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에 설치된 빗물 배수펌프장도 폭우 때는 배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
담당 공무원들은 상황판단회의를 열지 않았는데도 회의를 연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도 적용됐다.
초량지하차도 참사는 지난 7월 14명이 숨진 오송지하차도 사고를 계기로 다시 한번 관심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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