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뉴스
미국 증시가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벌어졌던 정보기술(IT) 버블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시총)이 하루 새 1000조 원 넘게 증발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는 전장 대비 4.82% 하락한 주당 209.2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 역시 6.26% 떨어진 100.45달러를 찍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4.61%)과 테슬라(-4.23%), 아마존(-4.10%)은 나란히 4%대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의 낙폭도 각각 3.27%, 2.54%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폭락에 "AI 버블론 확산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맞물려 기술주가 패닉 셀(공황 매도) 사태를 주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조사기관 LSEG에 따르면 M7의 시총은 이날 하루 새 8000억 달러(약 1095조 원)나 증발했다. 애플의 시총은 3조3420억 달러에서 3조181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엔비디아의 시총 역시 2조6390억 달러에서 2조4711억 달러로 축소됐다. CNBC는 이날 장중 한때 M7의 시총이 1조 달러 이상 증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AI 버블론은 빅테크들의 AI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가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확산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상반기 실적에서 MS와 메타, 아마존과 알파벳의 AI 관련 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50% 증가한 데 비해 수익 증가율은 지난해 50%대에서 올해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기업별 악재도 작용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올들어 애플 보유 주식의 절반가량을 매도했다는 소식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차세대 칩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특히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이날 미국 연방법원으로부터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글이 항소 계획을 밝혔지만, 당분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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