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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3개월 정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자 뉴욕 월가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의 사퇴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대선 토론 참패 이후 그의 재선 가능성이 작아지자 높은 관세와 규제 완화, 느슨한 재정 정책 등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을 감안한 투자 양상을 보여왔다. 이는 달러화 지지, 미국 채권수익률 상승, 은행·건강·에너지 주식과 비트코인 강세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 보안과 관련해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물리적인 구금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도소 관련주도 급등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포기한 만큼 이러한 투자 전략을 그대로 가져갈지를 놓고 복잡한 계산을 하는 모습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한 도전자가 될 수 있을지 등 향후 정치 일정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 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어서 시장에서는 향후 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데 필요한 전례도 없다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나서지 않은 가장 최근의 사례는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 사퇴 발표에도 이날 미국 지수 선물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뉴욕 시간으로 오후 6시2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선물은 보합세를 보였으며 비트코인 가격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또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로 찾는 안전 자산인 달러화 역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월가에선 이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의 불확실성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제 상황 등으로 투자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인 격변이 또 다른 강력한 변수로 등장한 만큼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알파벳과 테슬라 등 대형기술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대두됐다는 점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강세를 보였던 이들 대형기술주가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대형 변수가 등장해서다.
딥워터자산운영사의 공동설립자 겨미 매니징 파트너 진 먼스터는 “이는 단기적으로 더 많은 불확실성을 의미한다”며 “트럼프의 승리에 대한 확신이 컸기 때문에 시장은 이처럼 새로운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그의 적은 세금과 높은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자극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 시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장기 채권에 비해 단기 채권이 선호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 사퇴로 투자자들이 전략 수정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사퇴로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 우세론으로 주춤했던 대마초와 재생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지난 5월 대마초에 대해 덜 위험한 물질로 재분류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 등으로 관련 주식들이 강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투자자문사 웰스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턴 사장 겸 매니징 디렉터는 “앞으로 몇 달간 여론조사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율을 높인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정말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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