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뉴스
조합원 수가 130만명에 달하는 미국 트럭운전사 노조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중립'으로 돌아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총기 피격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기가 기우는 가운데 바이든은 강력한 지지 기반인 노동자그룹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트럭운전사 노조인 팀스터즈(Teamsters)는 11월 대선 후보 중 누구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1903년 결성된 팀스터즈는 미국에서 가장 큰 노조 중 하나로 트럭 운전사와 항공기 조종사 등을 대표한다.
팀스터즈는 아직 내부 방침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몇 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팀스터즈가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팀스터즈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고 2016년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2008년과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팀스터즈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은 작다. 그보다는 내부 분열로 인해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팀스터스 대변인 카라 데니스는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결과를 암시하는 보도는 모두 추측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팀스터즈의 숀 오브라이언 대표는 15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트럼프 지지에 준하는 연설을 했다. 공식적인 지지 발언은 없었으나 공화당이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제공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고 트럼프를 향해 "강건하다" 칭찬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운영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JD 밴스를 향해서는 "근로자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의원"이라고 추켜세웠다.
바이든 정부와 팀스터즈의 관계는 최근 몇 개월 동안 급속히 악화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팀스터즈는 운송 대기업 옐로우의 파산 신청 이후 노조원 3만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백악관에 오벌 오피스(Oval Office, 웨스트 윙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 회의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비단 트럭운전뿐 아니라 제조, 사무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노조 간부들 사이에서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짙어졌다. 지난주 미국 자동차 노조(UAW)의 숀 페인 대표는 노조 임원진과 만나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지 우려를 표했다. UAW는 지난 1월 일찌감치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공개한 바 있다.
노동자그룹은 2020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경합주에서 바이든을 승리로 이끈 든든한 우군이다. 더구나 팀스터즈는 조합원수가 UAW의 3배에 달해 선거 운동에서 자금 지원은 물론 자원봉사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오브라이언 대표는 팀스터즈가 내부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 달 각 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후 지지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바이든 캠페인의 대변인 찰스 루트박은 "바이든은 근로자 가족을 위해 성과를 내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부유한 기부자들과 자신을 위해 성과를 낸다"며 "(노동자가) 누구에게 투표하든 관계 없이 바이든은 탐욕스러운 기업보다 일하는 사람들을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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