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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24) 유엔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 채택···하마스는 “환영”, 이스라엘은?

글로벌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0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의 수용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관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수용 및 이행 여부인데, 하마스는 안보리 결의에 일단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이스라엘은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국은 해당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제안”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미 휴전에 동의했다고 거듭 밝혔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말이 계속 엇갈리는 상황이다.


6월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재로 열린 표결 결과 미국이 제안한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가운데 14개국이 찬성해 가결됐다. 러시아는 기권했다.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에서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가 채택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안보리는 지난 3월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휴전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를 처음 채택했으나, 휴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휴전 촉구 결의안에 세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던 미국은 당시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졌고, 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해당 결의는 구속력이 없다”며 딴지를 걸었다.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이번 결의는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3단계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하마스에 촉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조건 없이 이를 신속하게 이행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안보리가 하마스에 협상안을 수용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미 협상안에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전쟁은 오늘이라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휴전안 관철을 위해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집트 카이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내외 국가와 이스라엘은 휴전안을 수용했으며, 이를 수용하지 않은 유일한 당사자는 하마스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분명히 말하는데 이스라엘은 이 제안을 수용했다”고도 강조했다.


미국이 “합의를 막는 유일한 장애물”이라고 지목한 하마스는 이날 안보리 표결 직후 “안보리 결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안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하며, “우리 국민 및 저항운동의 요구와 부합하는 일관된 원칙들을 이행하기 위해 중재국들과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정작 모호한 것은 이 휴전안을 먼저 ‘제안’했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발표 당시부터 이스라엘이 휴전안을 제안한 당사자라며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혀 왔다. 이날 채택된 결의에는 “이스라엘이 합의한 휴전안”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발표 후 “하마스 제거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는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휴전안과 배치되는 입장을 내놨다.


총 3단계로 구성된 휴전안은 6주간 휴전하고 순차적으로 인질을 교환(1·2단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및 종전(2단계), 가자지구 재건 시작(3단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마스 제거’는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안에 담겨 있지 않을 뿐더러, 휴전안대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이런 목표 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후 가자지구를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통치권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8개월간 전쟁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될 만한 군사력을 거의 잃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권표를 던진 상임이사국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기권의 이유로 들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하마스가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이스라엘의 수많은 발표를 고려하면, 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무엇에 동의한 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이번 결의안이 아랍권을 지지를 받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 참석했지만 휴전안 동의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대외적으로는 이스라엘이 휴전에 이미 합의했다고 밝히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3단계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이집트에 이어 이스라엘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휴전안 이행을 거듭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블링컨의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 정부가 발언 수위를 낮추고 휴전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오락가락한 태도의 배경엔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내 극우세력의 반발과 자신이 실각할 위험 때문에 대놓고 휴전안 수용을 언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파들은 정부가 휴전 협상에 나설 경우 연정을 붕괴시키겠다며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개인적 부패 혐의에 더해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을 막지 못한 안보실패 책임론에 직면해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실각과 처벌을 피할 유일한 길은 극우세력과 손 잡고 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안을 승인했지만 극우 파트너들의 반발을 두려워해 협상의 세부 사항을 공개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평화협상 전문가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CNN에 “네타냐후 총리가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시간을 벌다가, 차기 미국 대통령을 봐가면서 자신의 행보를 결정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채널12는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달 27일 제안했다는 4쪽 분량의 휴전안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휴전안은 총 18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휴전 2단계를 담은 15항은 ‘군사적 적대 행위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인질과 수감자 교환을 시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질들이 모두 석방되기 전 종전한다는 내용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강조했던 ‘하마스 제거’ 관련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을 해당 보도에 대해 “오해가 소지가 있다”며 하마스 제거 전에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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