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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홍건희(31·두산 베어스)가 무사 만루 상황에 등판해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첫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의 불펜 구상을 바꿀 수 있는 호투였다.
홍건희는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두산이 4-2로 앞선 9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 등판했다.
마무리 정철원이 3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이승엽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홍건희는 첫 타자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아웃 카운트와 1점을 맞바꿨다.
박민우를 고의사구로 거른 뒤에는 권희동을 1루 땅볼로 처리해 홈으로 달리는 주자를 잡았고 손아섭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경기를 끝냈다.
두산은 9회초 위기를 넘기며 4-3으로 승리했고, 홍건희는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거뒀다. 1점은 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떠난 정철원의 자책점이었다.
경기 뒤 홍건희는 구단을 통해 "경기 중반부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준비했다. 갑작스러운 등판은 아니었다"며 "최근 투구 밸런스나 몸 상태가 좋아서 구위를 믿고 자신감 있게 던졌다. 인플레이 타구들이 나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사 만루라는 상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경험이 있으니 차분하게 하려고 했다. 팀 승리를 지켜서 뿌듯하다"며 "시즌 첫 세이브라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홍건희는 지난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8월에 마무리 자리를 정철원에게 내줬다.
2023시즌 종료 뒤 두산과 2+2년 최대 24억5천만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며 홍건희는 "내부 경쟁을 펼치면 팀 전력도 상승한다. 마무리 복귀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두산이 택한 2024시즌 첫 마무리 투수는 정철원이다.
하지만, 정철원은 1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5.91로 고전 중이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2.06으로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나쁜 수치를 찍고 있다.
마무리 투수 경험이 있는 홍건희가 구위를 완전하게 회복하면, 마무리 투수 경쟁에 다시 불이 붙는다.
홍건희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오른손 엄지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3월 23일)에 들지 못하고, 4월 11일에야 1군으로 올라왔다.
올 시즌 6차례 등판한 홍건희는 첫 경기(4월 11일 한화 이글스전 1이닝 2피안타 1실점)에서만 실점했을 뿐, 이후 5경기에서는 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시즌 성적은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다.
홍건희는 "부상 탓에 페이스가 더디게 올라왔다. 젊은 투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게 내 역할 중 하나인데,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오늘(23일)을 계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접전을 팀 승리로 마무리하며 느낀 짜릿함도 홍건희를 자극한다.
홍건희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팬들께서 정말 큰 환호를 보내주셨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전율이었다"며 "짜릿하고 힘이 났다. 그 함성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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