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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최고의 재능을 뽐냈고, 한때는 MLB 마운드를 지배했으며, 끝내 '먹튀'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만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가 '서류상으로' 은퇴했다.
MLB 사무국은 홈페이지 MLB닷컴 '선수 거래'(transactions) 명단에 스트라스버그를 7일(한국시간) 자로 '은퇴 선수'(retired)로 분류해 게시했다.
AP통신은 "원소속팀 워싱턴 구단은 스트라스버그가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은퇴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 답변했다"고 전했다.
스트라스버그는 2009년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워싱턴 지명을 받았다.
시속 100마일(약 161㎞)을 넘나드는 강력한 공과 좀처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빅리그 통산 13시즌 동안 113승 62패 1천723탈삼진 평균자책점 3.24라는 성적을 남겼다.
스트라스버그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해는 2019년이었다.
정규시즌에 그는 18승 6패 209이닝 251탈삼진 평균자책점 3.32로 맹활약했고, 그해 월드시리즈에서는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2.51로 호투해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워싱턴 구단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스버그와 7년 총액 2억4천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해 '미래의 영구 결번'을 지켰다.
여기서부터 재앙이 시작됐다.
스트라스버그는 7년 계약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총 8경기(2020년 2경기, 2021년 5경기, 2022년 1경기)에만 등판했다.
계약 4년 차인 2023년 초에는 신경계 고통을 호소해 투구를 중단했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
결국 2023년 8월 스트라스버그는 은퇴를 선언했고, 구단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를 예우해 영구결번식을 준비했다가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2024년부터 계약 종료인 2026년까지 스트라스버그가 받아야 할 돈은 1억500만 달러(약 1천421억원)다.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 계약 당시 보험을 들지 않았고, 구단과 스트라스버그 측은 잔여 연봉 지급 문제를 놓고 대립해왔다.
구단은 스트라스버그가 먼저 계약을 파기해 잔여 연봉 지급을 피하고자 했다.
워싱턴은 올 시즌을 앞두고는 '던지지 않아도 좋으니 스프링캠프에 와서 선수에게 조언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현재 일상생활도 어려운 스트라스버그는 이를 거절했다.
MLB 사무국이 스트라스버그를 은퇴 선수 명단에 올렸다는 건 구단과 선수가 잔여 연봉 지급 방식에 합의했다는 걸 의미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MLB 소식통을 인용해 "스트라스버그는 잔여 연봉 가운데 일부를 나중에 받는 '디퍼(Defer) 계약'에 합의했다. 정확한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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