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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하드 마켓' 환경 속에서도 해외 수재(재보험 계약을 통해 위험을 인수하는 것) 비중을 늘리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미주와 유럽 지역도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코리안리는 수재보험료 기준 글로벌 13위로 향후 수재 규모를 10억달러로 확대해 '글로벌 TOP10' 진입을 노릴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2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지난해말 별도 자본총계는 1년전보다 18.8% 늘어난 3조2997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이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가 보유한 부채는 보험사에 적용되는 새 건전성 제도(K-ICS)에 따라 시장가치로 평가됐다. 이에 대부분 보험사들이 건전성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코리안리는 오히려 건전성이 10%p 가까이 개선됐다. 2022년말 180.8%(RBC비율·보험금지급능력)이던 건전성 비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190.3%(K-ICS 비율)까지 상승했다 18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자본이 늘면 배당가능 여력도 증가한다. 상장사인 코리안리는 매년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보험사의 배당가능이익은 총자본(순자산)에서 자본금, 준비금, 미실현이익을 차감해 산출하는데 총자본이 늘어나면 배당가능이익이 늘어날 여지도 커진다. 실제로 코리안리는 지난해 순이익이 줄어들었지만 배당성향은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익으로 2861억원, IFRS4 기준으로는 2610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이 가운데 30%인 795억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코리안리는 지난 2018년 배당성향 30%를 기록한 후 5년간 높은 주주환원율을 유지했다.
코리안리의 시장 유통주식수는 최대주주 지분과 자사주를 제외하면 69% 수준이다. 오너가 지분 비율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이익이 주주에게 환원되는 셈이다.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해외 수재 비중 확대도 순조로운 흐름이다. 코리안리가 작년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수취한 보험료는 8조38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감소했는데 해외비중은 30%에 달했다. 수취 보험료 감소 속에서도 전 부문에서 유일하게 성장한 부문이 해외 수재 부문이다. 실제로 해외 수재 비중은 지난 2018년 24.7%이었으나 5년 만에 크게 확대했다.
지난해 수취 보험료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국내 가계성(자동차, 장기, 생명, 공동재보험)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마진이 적게 나는 장기보험 특약 인수를 축소하는 클린컷을 단행했다. 장기보험 통합특약은 코리안리 입장에선 저마진 인수분으로 수익성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장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해외수재 비중을 늘리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재보험요율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의 개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하드마켓 상황 하에서도 신규 인수 증대 및 요율 인상 영향 등으로 고성장을 하고 있다"며 "새 회계제도 하에서 해외수재 비중은 40.2%에 달한다"고 밝혔다.
코리안리는 2022년 기준 총 수재보험료가 78억달러(한화 10조원)에 달해 글로벌 재보험사 순위에서 13위를 기록했다. 10위인 에버레스트 재보험은 수재보험 규모가 93억달러(12조2760억원)인 만큼, 코리안리가 15억달러를 확대할 경우 10위권에 안착할 수 있다.
코리안리는 해외 수재 비중에서 미주계(북미, 중남미)와 유럽계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익성이 양호한 지역 중심으로 신규 인수를 확대해 비(非) 아시아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코리안리의 지역별 해외수재 포트폴리오는 아시아(극동아, 중동아, 동남아) 비중이 46.2%이며 미주계와 유럽계는 각각 27.9%, 21.2%다. 5년 전 아시아 지역 포트폴리오는 56% 수준이었으나 미주와 유럽 지역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코리안리는 최근 5년간 미주지역에 집중하고 있는데 2020년 2월 보고타 주재사무소, 2021년 9월에는 뉴저지 자회사(재보험 중개법인)를 설립했다. 미주계 해외수재 비중은 2021년 29.4%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27.9%로 하락했다.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라도 미주 지역 해외 수재를 늘릴 유인이 커진 셈이다.
유럽지역은 4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으므로 시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장과 런던 IR에 동행하기도 했다. 코리안리는 유럽 지역에 해외 점포 3곳(런던 자회사, 런던 주재사무소, 스위스 취리히 자회사)을 두고 있는데 코리안리는 오는 7월 스위스 법인장을 교체할 예정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실적이 더욱 긍정적"이라며 "국내 가계성 부문의 장기 통합 특약 클린컷에도 해외수재 및 공동재보험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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