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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핵전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과시할 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넘는 집권 기간에 핵무기 증강을 추진했는데 여기에는 시 주석의 불안과 야망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기존 핵전력이 강력한 적인 미국에 열세라는 우려와 중국이 강대국이 되려면 강력한 핵전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맞물린 것이다.
중국의 군사 전략가들은 자국 핵무기를 ‘방패’에서 벗어나 적국을 위협하고 굴복시킬 수 있는 ‘잠재적 검’으로도 보고 있다. 중국이 핵무기를 발사하지 않아도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과 폭격기, 잠수함을 동원하는 무력시위를 전개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나라에 벼랑 끝으로 치닫는 위험을 경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천자치 중국국방대학 연구원은 2021년 논문에서 “강력한 전략적 억지력이 전쟁하지 않고도 적을 제압하고 성급한 행동에서 물러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NYT는 시 주석이 중국의 어떤 지도자보다 빠르게 핵무기를 늘리며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 수준에 좀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핵탄두를 약 500개로 2배로 늘렸으며 이 속도라면 2035년까지 1500개에 이를 것으로 미국은 판단한다.
중국은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미사일과 잠수함, 폭격기, 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하 핵실험을 할 수 있게 신장자치구의 핵실험장을 보강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의 핵전력 증강은 주요 군비 통제 조약의 실효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미국과 러시아의 적대적 관계까지 고려하면 새로운 핵 경쟁의 시대를 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지도자들은 대만과의 평화적 통일을 원하지만, 다른 선택지로 무력을 쓸 수 있다고 위협한다. 대만의 안보를 지원하는 미국이 개입에 나설 경우 중국이 이를 경고하고 미국의 개입을 제한하는데 ‘핵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중국 군사 전략가들은 러시아의 핵 경고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대응을 제약했다고 보고 있다.
시 주석의 행보는 중국이 1964년 처음으로 원자폭탄을 실험한 이후 전쟁에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핵 공격을 당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핵무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 이전 지도자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중국과 주변국의 영토 분쟁,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영향력 확대 추진 등이 시 주석의 핵전력 증강 노력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혔다.
시 주석은 2015년 말 새로운 핵무기 운용 부대인 ‘로켓군’을 창설했다. 입체적인 작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핵미사일을 운영하던 기존 ‘제2포병’을 개편한 것이다.
시 주석은 로켓군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지력과 핵 반격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의 중국항공우주연구소에 따르면 로켓군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최소 10개의 여단을 신설했다. 산하 여단 수가 기존보다 30% 넘게 늘어났다. 또 미국의 탐지를 피하기 위해 많은 이동식 발사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로켓군 수뇌부가 부정부패 문제로 숙청되면서 중국의 핵 증강 계획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미국을 상대로 전략적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시 주석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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